삼성전자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우리 개미들은 '아!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묻어놨어야 하는데!' 하고 땅을 치며 후회한다. 그러나 자신의 투자 습관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연 100만원 언저리에서 산 삼성전자가 140만원에 달했을 때, 팔지 않을 수 있었을까? 아니, 주식에서만 그럴까?
만약 70년대의 당신이 강남 땅을 평당 4,000원에 샀다고 하더라도 얼마 뒤 평당 40만원이 되었을 때,
팔지 않고 버틸 수 있었을까?
위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우리는 기업의 현재 주가가 적정한지 평가할 기준이 필요하다.
오늘은 대표적인 주가의 평가 기준인 PER(주가수익비율)에 대해 알아보자.
PER
주가수익비율(이하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PER = 주가 / 주당순이익
주당 순이익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익을 해당 기업의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주주가 100명이고 이들이 모두 1장씩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맥도날드는 100명의 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다.
이 맥도날드가 올해 햄버거를 팔아 100억의 순익을 냈고 이 순익을 맥도날드의 주주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준다고 할 때,
맥도날드의 순익 100억은 100명에게 100조각으로 나뉘고, 주주들은 1억씩 돌려먹을 것이다.
이 때 주식 1장은 맥도날드 순익 100억 중 1억에 해당하는 몫을 가진 셈이다.
이를 주당 순이익, EPS(Earning Per Share)라 한다.
(실제로는 이익을 모두 돌려주기보다, 안정성을 위해 기업이 보유하거나 성장을 위해 신사업에 투자하고, 일정 부분은 배당금의 형식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그럼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위에서 예로든 1년에 100억을 벌어들이는 100명의 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 맥도날드의 주당 순이익은 1억이다.
어느날 100명의 주주 중 한 사람인 스미스가 주식을 팔고자 시장에 내놨다. 얼마에 팔아야 하며, 얼마에 사야하는가? 맥도날드의 주식은 얼마에 거래되어야 적절한가?
주식의 적정 가격을 매기는 데에는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수익성,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양, 성장성,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 자기자본수익률, 금리, 경영자의 능력, 성장성, 연구개발, 지정학적인 리스크 등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기업의 본질인 이윤, 즉 순익과 직결되는 사항이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한 기업의 주가는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표현된다.
'기업이 내는 순익의 몇 배 가치로 거래되고 있느냐.'
여기서 몇 배의 가치가 바로 주가수익비율, PER이다.
삼성전자의 PER은 8 이라고 하면, '삼성전자 주식이 1년에 내는 수익의 8배 가격(PER8)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자 그럼 다시 햄버거를 파는 맥도날드로 돌아가보자. 맥도날드의 PER은 몇일까?
맥도날드의 주가(Price)는 $159.81, 주당순익(EPS)는 $6.12, 따라서 PER은 26.12다.
PER의 개념에 대해서는 알겠지만 사실 이 정도 가격이 적당한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럴 땐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PER을 보면 참고가 된다.
맥도날드와 경쟁하는 패스트푸드 기업으로는 웬디스, 잭인더박스, 파파이스, 델 타코 등이 있다.
이들의 주가수익비율을 보자.
잭인더박스(21.27)와 델타코(25.06)는 맥도날드와 비슷한 수준의 주가수익비율을 보이고,
웬디스(39.56)와 파파이스(39.96)는 맥도날드보다 고평가받고 있다.
왜 그럴까? 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많은 조사를 필요로 한다.
맥도날드의 너무 커져버린 덩치 때문일 수도 있고, 웬디스와 파파이스의 본토 집중 전략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견하기 때문일 수도, 웬디스를 이끄는 넬슨 펠츠의 능력을 우수하게 사는 것일수도 있다.
만약에 파파이스나 웬디스의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저평가되어 있는 맥도날드와 잭인더박스, 델타코를 매집했다가, 주가수익비율이 웬디스나 파파이스와 비슷해질 때 팔면 된다.
물론 맥도날드의 주가는 제자리인채로 웬디스와 파파이스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맥도날드가 저평가된게 아니라, 웬디스-파파이스가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업종 내 기업의 과거 PER을 참고하면, 시장이 패스트푸드 업계의 PER을 어느정도로 평가해왔느냐에 대해 알 수 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기업의 PER의 차이가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지는 여기서 알아보지 않겠다.
노력도 노력이거니와 작성자는 패스트푸드 업체에 대해 잘 모른다.
피터 린치나 워렌 버핏이 말한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격언은 이럴 때 빛을 발한다.
패스트푸드 업계 종사자가 맥도날드와 웬디스, 버거킹, 잭인더박스의 차이를 분석하기는 분명 식은죽 먹기다.
의사나 간호사가 의료기기 업종을, 환자가 제약 업종을, 건설 인부가 건설 설비 혹은 건설업종을 분석하기는 쉽다.
반면에 아무리 글로벌 경제와 주식시장에 능통하다고 하더라도, 패스트푸드업에 문외한인 주식전문가가 이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업종 내 기업 간 PER의 차이, 그리고 최근 5년 평균 PER보다 현재의 PER 현저하게 낮거나 높은 현상에 대해 왜? 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어렵다.
더군다나 그렇게 간신히 내놓은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해주는 것은 장기간동안의 주가 변화다.
얻어낸 답을 검증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다.
하지만 답을 맞췄을 때 얻을 수익의 달콤함을 떠올리면 해낼 가치가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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