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충분히 긴 지렛대(leverage)와 받침목을 준다면 지구라도 들어올려 보이겠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이렇게 말했다. 금융시장에서 레버리지는 자신의 힘(자본)으로 더 큰 수익을 내기 위해 지렛대(부채)를 이용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럼 시장에서는 레버리지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알아보자.

자기자본수익률 ROE

  자산은 자본의 부채와 합이다. 부채를 제외한 자본 대비 수익률을 자기자본수익률(ROE)라고 하는데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자기자본수익률 = 순이익 / 자기자본

  서울에 사는 김철수씨가 자본금 1억에 부채 1억을 끼고 고깃집을 창업했고, 대출금에 대한 이자나 세금 등의 비용을 제한 연 순이익이 1,000만원이라고 하자. 김철수씨의 한 해 총자산수익률(ROA)은 자산 2억 대비 순익 1,000만원으로 5%에 해당한다. 사업으로 인한 리스크를 감안하면 차라리 적금에 돈을 붓는게 나은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김철수씨가 운영하는 고깃집에 투자한 자산 중 절반은 부채라는 점이다. 김철수씨가 출자한 금액은 1억이라는 점을 고력하면, 총 자산에서 부채를 빼고 계산한 자기자본수익률(ROE)은 총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자본 1억 대비 순익 1,000만원으로 10%다. 시중금리를 고려했을 때 사업을 유지, 혹은 성장만 할 수 있다면 괜찮은 수익성이다. 기업에서는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까.


셀트리온, 네이버 증권

 위는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의 재무정보다. 2017년의 ROE(자기자본수익률) 컨센서스는 17.41%, ROA(총자산수익률)의 경우 12.25%다.  혹자는 리스크에 비해 5% 차이는 실익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셀트리온이 레버리지를 이용하지 않고 같은 비율의 순익을 냈다면 당해 순익은 3,917억이 아닌 2,781억으로 감소했을 것이고 이는 1,200억에 해당하는 큰 차이다.


  주식시장에서의 레버리지 효과

 위에서 예로든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철수씨나 셀트리온의 경우는 부채의 비율이 자본의 100%에 이하인 경우, 즉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경우의 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레버리지를 상상 이상으로 이용한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잘 알려진 JP모건 체이스의 경우를 보자. 

yahoo finance


  JP 모건 체이스의 2016년 말 회계 기준 자기자본은 약 2억 달러, 부채는 20억 달러를 넘는 수준이다. 자기 자본의 10배에 해당하는 레버리지를 이용하고 있다. ROE는 10% 수준으로 상품의 제조, 판매가 아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얻는 구조의 수익으로는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의 증권사 역시 부채비율이 1,000%에 육박할 정도로 레버리지는 금융계에서 특히 빈번하게 활용된다. 

  레버리지가 산업에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알겠으나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철수씨나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 세계적 투자은행인 JP 모건 체이스의 경우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조금 더 현실적인 예를 들어보자.

  

MK부동산


  10억짜리 아파트가 있고 전세가가 9억 5천이라고 하자. 이 아파트를 9억에 전세주고 해당 주택을 담보로 1억원의 대출을 받으면 10억,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가 감당해야하는 비용은 대출이자와 등기비용 정도다. 1년 뒤 아파트의 가격이 5% 올라서 10억 5천만원에 아파트를 팔았다면, 투자자는 상승분에서 대출이자를 제외한 금액을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 주택담도대출의 금리를 5%라고 하면, 단 돈 500만원으로 5천만원, 약 1,000%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요즘 유행하는 레버리지를 이용한 갭투자다.

  최근 화제인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100배의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거래소가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천 만원으로 100배의 마진 거래를 할 경우, 1% 상승시 100%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1% 하락 시에는 반대매매가 발생하고 투자금을 모두 잃게 된다.  

비트멕스


  주식시장에 역시 신용거래라는 제도가 있다.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70%에 해당하는 대용금과 예수금을 담보로 약 2배에 해당하는 레버리지를 이용해 거래할 수 있다.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한 달 ~ 세 달 안에 증거금을 약 50%에 해당하는 증거금을 납입하지 않으면 반대매매가 이뤄지는데 만약 1억을 담보로 삼성전자 주식을 2억원 어치 매수하고 한 달 뒤 50%의 수익이 나서 2억 5천만원에 해당하는 이익을 냈다면 1억으로 5,000만원을 벌어들였으니 수익률은 약 50%가 되는 셈이다. 레버리지를 이용하지 않고 매매했다면 수익은 2,500만원으로 25%에 해당한다.

  시장에는 이외에도 금이나 달러, 엔화, 유가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ETF, 각종 상품의 선물옵션 거래 등 레버리지를 이용한 파생상품이 무궁무진하다. 레버리지는 적시적소에 잘만 쓴다면 분명 지구도 들어올릴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으나, 잘못 쓴다면 투자자를 파멸의 길에 이르게 하는 양날의 검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는 주식투자 이전에 집을 장만하고, 사는데 없어도 되는 여유자금으로 투자하기를 권했다. 그의 말대로 없어져도 되는 돈이라면 10배든 100배든 레버리지를 잔뜩 쓰다가 단 시간에 모두 잃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마진콜을 당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매매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본적분석과 기술적분석, 펀더멘탈리스트과 테크니션.  (1) 2017.08.18
BNF 매매법  (3) 2017.08.0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