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주가수익비율 PER에 대해 알아보았다. (링크 http://sopho.tistory.com/6)



PER을 기준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 시장을 기웃거린 경험이 있거나,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생각해 저PER 종목을 보유해본 투자자라면 누구나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내가 산 PER4 짜리 한국전력은 곤두박칠 치는데 저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제약주는 PER가 40인데 훨훨 날아가네. PER가 진짜 투자지표 맞나...'



지난 번에 PER를 다룬 포스트에서 언급했지만, 고PER와 저PER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이는 모두 '실적' 때문인데, 

일단 실제로 PER가 4도 안되는 한국전력과  피부미용이나 주식투자에 관심이 없다면 

듣도 보도 못했을 기업인데 PER 40에 육박하는, '휴젤'의 예를 보자.



누가봐도 분명히 저PER 종목인 한국전력을 매수했다고 가정하자. 차트는 볼 것도 없다. 한국전력은 하락세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고PER 종목인 휴젤은 PER이 40에 육박하는데도 상향세를 그리고 있다. (2017년에 100% 올랐다.)



한국전력의 보유자는 '아니 분명히 PER이 낮으면 저평가라고 했는데...' 라며 주가수익비율이라는 지표를 가르쳐준 이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정말 PER가 낮으면 저평가된 종목이고 반대로 높으면 고평가된 종목일까?



시장에서 발생한 모든 의문에 대한 가치투자자의 답은 '실적'에 있다.

모든 것을 배제하고 '실적', 개중에서도 순이익만 보자.


       


한국전력의 실적을 보라. 들쭉날쭉이다. 

정부에서는 '전기료를 인하한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육성하겠다.'고 공언하는 상황이다. 

한국전력의 실적전망은 당분간은 밝지 않을 전망이고 올해 순익 역시 감소할 전망이다.


예정대로 올해 한국전력이 4조의 순익을 거둔다면, PER은 약 6.58. 현재 PER의 1.8배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순익이 조금씩 감소되면 어떨까. 

과장 조금 섞으면 언젠가 20에 달하는 PER을 볼지도 모른다. 

(물론 그 전에 주가가 먼저 떨어지겠지만...)


그럼 휴젤을 보자. 휴젤은 보톡스의 원료인 보톨리눔 톡신을 제조하는 회사다. 

최근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에 1조 가량에 인수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 중요하지만 결국 가치투자의 핵심은 실적이다.

 휴젤은 2014년 대비 2016년에 3배에 달하는 순익을 올렸다. 

성장성을 증명했으니 당연히 주가는 그 이상 뛰었다. (휴젤은 2015년 12월 공모가 15만원에 상장됐다.)


휴젤의 올해 예상 순익은 781억. 전년 대비 약 1.8배다. 예상 PER는 27이다. 

40을 넘는 지금의 주가수익비율이 이해가 될 듯 하면서도 여전히 비싸다.

대체 휴젤은 싼건가 비싼건가?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고민을 안했을리 없다. 

성장하는 기업과 정체되어 있는 기업을 이익이라는 잣대로 저울질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업종 평균 PER이라는 것도 어떤 업종이 얼마나 성장할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뜬구름에 지나지 않는다. 


'무한한 부가가치를 지닌 첨단산업주의 적정 주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에 대한 답으로 시장은 주가성장성비율, PEG(Price Earning Growth)를 내놓았다.


PEG를 구하는 식은 간단하다.


PEG = PER / 이익성장률


휴젤의 PEG는 몇이나 되는가? 

휴젤의 현재 PER 42를 3년 동안의 평균 성장률인 80%로 나누면 약 0.5다.

그래서 PEG 0.5는 높은거냐 낮은거냐?


PEG는 1은 기준으로 1보다 높으면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로 본다. 


이해하기 쉬운 예로 PER가 100인 종목이 있다. 이 기업이 1년에 두배씩 성장한다고 가정하자.

주가가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내년에는 PER 50, 후년에는 PER 25, 3년 뒤에는 PER 12.5가 된다. 

4년 뒤에는? 6.25가 된다. 이 경우 PEG는 0.5다.

계속 100%씩 성장할 수 있다는 가정 아래 PEG 0.5, PER 100짜리 종목은 거저다. 


그렇다면 지금 주가수익비율 40인 휴젤의 주가는 주가수익비율 3.75인 한국전력에 비해 싼가, 비싼가?

휴젤의 보톡스 사업은 지금처럼 연 80%의 기세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집을 팔아서라도 휴젤을 보유해야만 한다.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치밀한 분석에 의한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수 밖에... 답은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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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주가가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우리 개미들은 '아!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묻어놨어야 하는데!' 하고 땅을 치며 후회한다. 그러나 자신의 투자 습관을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연 100만원 언저리에서 산 삼성전자가 140만원에 달했을 때, 팔지 않을 수 있었을까? 아니, 주식에서만 그럴까? 

만약 70년대의 당신이 강남 땅을 평당 4,000원에 샀다고 하더라도 얼마 뒤 평당 40만원이 되었을 때, 

팔지 않고 버틸 수 있었을까?


 위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우리는 기업의 현재 주가가 적정한지 평가할 기준이 필요하다.

 오늘은 대표적인 주가의 평가 기준인 PER(주가수익비율)에 대해 알아보자.


PER

 주가수익비율(이하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이다.


 PER = 주가 / 주당순이익



주당 순이익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익을 해당 기업의 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의 주주가 100명이고 이들이 모두 1장씩의 주식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맥도날드는 100명의 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다. 

맥도날드가 올해 햄버거를 팔아 100억의 순익을 냈고 이 순익을 맥도날드의 주주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준다고 할 때,

맥도날드의 순익 100억은 100명에게 100조각으로 나뉘고, 주주들은 1억씩 돌려먹을 것이다.


이 때 주식 1장은 맥도날드 순익 100억 중 1억에 해당하는 몫을 가진 셈이다.

이를 주당 순이익, EPS(Earning Per Share)라 한다. 

(실제로는 이익을 모두 돌려주기보다, 안정성을 위해 기업이 보유하거나 성장을 위해 신사업에 투자하고, 일정 부분은 배당금의 형식으로 주주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그럼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위에서 예로든 1년에 100억을 벌어들이는 100명의 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 맥도날드의 주당 순이익은 1억이다. 

어느날 100명의 주주 중 한 사람인 스미스가 주식을 팔고자 시장에 내놨다. 얼마에 팔아야 하며, 얼마에 사야하는가? 맥도날드의 주식은 얼마에 거래되어야 적절한가? 


주식의 적정 가격을 매기는 데에는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수익성,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양, 성장성,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 자기자본수익률, 금리, 경영자의 능력, 성장성, 연구개발, 지정학적인 리스크 등등...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기업의 본질인 이윤, 즉 순익과 직결되는 사항이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들을 포함한 기업의 주가는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표현된다. 


 '기업이 내는 순익의 몇 배 가치로 거래되고 있느냐.'


여기서 몇 배의 가치가 바로 주가수익비율, PER이다. 

삼성전자의 PER은 8 이라고 하면, '삼성전자 주식이 1년에 내는 수익의 8배 가격(PER8)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자 그럼 다시 햄버거를 파는 맥도날드로 돌아가보자. 맥도날드의 PER은 몇일까?




맥도날드의 주가(Price)는 $159.81, 주당순익(EPS)는 $6.12, 따라서 PER은 26.12다.

PER의 개념에 대해서는 알겠지만 사실 이 정도 가격이 적당한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럴 땐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PER을 보면 참고가 된다. 

맥도날드와 경쟁하는 패스트푸드 기업으로는 웬디스, 잭인더박스, 파파이스, 델 타코 등이 있다. 

이들의 주가수익비율을 보자.



잭인더박스(21.27)와 델타코(25.06)는 맥도날드와 비슷한 수준의 주가수익비율을 보이고, 

웬디스(39.56)와 파파이스(39.96)는 맥도날드보다 고평가받고 있다. 


왜 그럴까? 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많은 조사를 필요로 한다. 

맥도날드의 너무 커져버린 덩치 때문일 수도 있고, 웬디스와 파파이스의 본토 집중 전략이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예견하기 때문일 수도, 웬디스를 이끄는 넬슨 펠츠의 능력을 우수하게 사는 것일수도 있다. 


만약에 파파이스나 웬디스의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저평가되어 있는 맥도날드와 잭인더박스, 델타코를 매집했다가, 주가수익비율이 웬디스나 파파이스와 비슷해질 때 팔면 된다. 

물론 맥도날드의 주가는 제자리인채로 웬디스와 파파이스의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 

(맥도날드가 저평가된게 아니라, 웬디스-파파이스가 고평가되었다는 의미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업종 내 기업의 과거 PER을 참고하면, 시장이 패스트푸드 업계의 PER을 어느정도로 평가해왔느냐에 대해 알 수 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기업의 PER의 차이가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지는 여기서 알아보지 않겠다. 

노력도 노력이거니와 작성자는 패스트푸드 업체에 대해 잘 모른다. 

피터 린치나 워렌 버핏이 말한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격언은 이럴 때 빛을 발한다. 

패스트푸드 업계 종사자가 맥도날드와 웬디스, 버거킹, 잭인더박스의 차이를 분석하기는 분명 식은죽 먹기다.

의사나 간호사가 의료기기 업종을, 환자가 제약 업종을, 건설 인부가 건설 설비 혹은 건설업종을 분석하기는 쉽다. 

반면에 아무리 글로벌 경제와 주식시장에 능통하다고 하더라도, 패스트푸드업에 문외한인 주식전문가가 이를 분석하기는 쉽지 않다. 


업종 내 기업 간 PER의 차이, 그리고 최근 5년 평균 PER보다 현재의 PER 현저하게 낮거나 높은 현상에 대해 왜? 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어렵다. 

더군다나 그렇게 간신히 내놓은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확인해주는 것은 장기간동안의 주가 변화다.

얻어낸 답을 검증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다. 


하지만 답을 맞췄을 때 얻을 수익의 달콤함을 떠올리면 해낼 가치가 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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